소설 신화 속으로
삼척에 있는 동안 그와는 편지를 주고받았다.
그의 손글씨로 쓴 편지를 받는 게 좋았다.
그의 편지가 도착하면 봉투를 뜯을 때의 설렘은 온 우주를 꽉 채웠다.
학기가 끝나가고 또 다른 방학이 시작될 무렵, 그에게 편지를 보냈다.
“곧 시험이 끝나면 방학이 될 거야. 내가 갈 거야.
계속 갔었으니까. 가고 싶으니까.”
그리고 머지않아 그의 답장이 왔다. 역시나 내 운율에 맞춰서.
“기다리고 있어. 기다릴 수 있으니까. 기다려야 하니까.”
나는 가는 사람이었고, 그는 기다리는 사람이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