책소개
우리에게 시·공간은 단지 우연적인 혹은 수동적인 생의 배경일 뿐인가. 혹 시, 공간이 우리의 생을 바꿀 비의를 품고 있는 것은 아닐까. 물질문명의 생에 함몰되지 않고 생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길을 시·공간에서 우린 끌어낼 수는 없는 것일까. 어쩌면 생은-시·공간은- 매 순간 이러한 진정한 생으로 가는 문지방 혹은 부싯돌을 묻어두었는데, 지금껏 우린 무지했던 것은 아닐까. 생을 붉고 뜨거운 순간으로 두는 일, 생을 유일한 우상 숭배로 두는 일, 즉 생을 지복으로 바꾸는 일이 단지 붉은 감성 하나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우린 들어 본 적 있는가. 내가 놓여있는 한 공간, 혹은 그 속의 한 사물과 뜨거운 혼례로, 소위 “불타는 충적토”의 감성적 만남으로 이 마술은 시작된다는 것을 프랑스 남불 시인이 알려 주었다. 내 생의 진정한 군주가 되는 일, “오늘 나는 힘, 그리고 손상되지 않음의 절대적 순간을 살았네.”라고 외칠 수 있는 비밀을 남불 시인은 우리에게 전해주었다. 우린 그가 몹시도 궁금한 것을.
목차
I. 사물과 감성의 나라로 · 15
II. 르네 샤르의 시 · 41
I. 뜨거움을 향하여 · 46
II. 보끌뤼즈, 문명 밖의 공간을 향하여 · 62
1. 일 쉬르 라 소르그 · 64
2. 퐁뗀느 뒤 보끌뤼즈 · 85
3. 시인의 감각 생을 적시는 보끌뤼즈 · 99
4. 또르, 고요함을 사는 공간 · 111
III. 반항의 혈통, 유목 생으로 · 116
1. 엑소더스 이전 반항과 문학의 생 · 118
2. 진정한 반항의 첫 예고, 〈무기고〉 · 136
3. 초현실주의, 어둠의 강의 제국 · 143
IV. 문명을 넘어 남불로
1. 초현실주의와 결별 · 164
2. 남불에서 열린 진정한 경이 · 170
V. 뜨거운 일원론, 경이의 공간 · 188
1. 〈혼례의 얼굴〉, 뜨거운 사물-감성의 일화 · 193
2. 모벡, 상상속의 성 · 198
3. 뤼버롱의 또 다른 혈통 · 205
VI. 〈입노스의 단상〉의 공간, 쎄레스트 · 224
1. 최초의 인연, 중병 · 226
2. 두 번째 인연, 전쟁 · 242
VII. 〈분노와 신비〉, 소르그와 쎄레스트의 나라
1. 〈분노〉에서 〈신비〉로 · 262
2. 〈분노와 신비〉가 묶은 소 시집들 · 267
VIII. 〈산란된 시〉, 뜨거운 울림의 극 · 356
1. 프롤로그, 〈논쟁〉 · 362
2. 〈산란된 시〉, 문명을 넘어 사물-감성 일화 · 365
IX. 라녀, 〈레 마띠노〉의 공간
1. 어둠으로 가기 전 새벽 · 409
2. 문명의 망각, 그 여백의 일화들 · 423
3. 〈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자들〉의 공간, 레방께 · 453
X. 어둠의 정수, 〈군도의 말〉
1. 새로운 시, 어둠의 나라 · 465
2. 어둠으로 가는 길 · 476
3. 어둠의 나라에서 · 480
4. 오랑쥬와 레 보, 어둠과 폐허의 공간 · 496
XI. 지중해의 먼 향기를 찾아서 · 506