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빠와 함께 춤을
소설가이자 동화 작가인 이종은의 장편 동화다. 이종은 작가는 특유의 글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긴 호흡으로 읽는 사람을 끝까지 끌고 간다. 왜 이종은 작가를 두고 ‘호흡이 긴 몇 안 되는 작가’라는 평을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. 더 눈여겨 볼 일은 가장 슬픈 주제인 ‘죽음’을 그것도 사랑하는 아빠의 죽음을 견뎌내는 초등 2학년짜리 여자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를 과감하게 썼다는 사실이다.
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솔지와 발걸음을 나란히 한 채 자분자분 걸어가게 된다. 그러면서 애절한 상황을 맞닥뜨리면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며 견뎌낸다. 절대 주저앉지 않고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간다.
이 작품의 무대는 산업화가 마악 시작되던 70년대의 농촌 풍경이다. 이제는 기억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 그 무렵의 이야기라는 것도 새롭지만, 한 편의 어린이 시를 읽는 듯한 서정적인 표현과 한국적인 정서가 물씬 풍기는 내용은 읽는 내내 색다른 느낌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리라 본다.